‘물 비상’ 모내기철 속 타는 전남 농심
비는 안 오고 저수지는 바닥
올 누적 강수량 평년대비 ‘절반’
바닥 드러낸 저수지 소속 늘어
관정 설치 등 자구책 마련도
[영암방송 코리아1=이진하기자] 본격적인 모내기철을 맞아 광주·전남지역에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농민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29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전국의 누적 강수량은 160.1㎜로 평년(304.7㎜)의 52.4% 수준이다. 광주의 경우 187.9㎜로 평년(349.6㎜)의 53.7%, 전남은 198㎜로 평년(373.1㎜)의 53.1%로 나타났다. 특히 광주·전남에서는 4월 29일 지역별 평균 15.0㎜의 안팎의 비가 내린 이후 이날까지 한 달동안 0.4㎜의 강수량이 전부였다. 최근 한 달새 비가 거의 내리지 않은 셈이다.
농업용 저수지의 담수율도 크게 떨어졌다.
광주시가 관리하는 52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55.5%로 평년인 62.7%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8.3%에 비해 20%p 이상 낮다. 전남 1천3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61.7%로 지난해 같은 기간 74%에 비해 낮다. 저수율이 20% 미만인 농업용 저수지가 25곳이나 된다. 상당수 저수지들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현재 광주·전남지역 23개 시·군 가운데 구례는 ‘심한가뭄’(누적 강수량 평년 대비 강수량 약 45% 이하) 상황이다. 곡성·광양·광주·나주·담양·목포·무안·순천·영암·장성·함평·화순은 ‘보통가뭄’(평년 대비 65% 이하) 단계로 진입했다. 나머지 강진·고흥·보성·신안·여수·영광·완도·장흥·진도·해남은 ‘약한가뭄’(평년 대비 55% 이하)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본격적인 영농기에 시작된 가뭄은 한창 생장기를 맞은 밭작물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수확기를 맞은 마늘과 양파의 수확량 감소는 예상되고 있다. 실제 고추, 고구마, 참깨 등 모밭작물은 한창 물이 필요한 시기인데 충분한 양을 공급해 주지 못하다 보니 성장도 느리고 새싹들이 메말라 버린 경우도 나오는 실정이다.
특히 모내기를 앞둔 농민들은 속은 더 타들어 가고 있다. 1년 중 농업용수가 가장 많이 필요한 때에 물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적기 모내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일부 농민들은 관정을 파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는 상황이다. 심지어 저수지 물이 바닥을 보이면서 저수지 바로 옆 논에 물을 대기 위해 양수시설이 아닌 관정 시설을 한 농민까지 나오고 있다.
나주시 노안면의 김 모씨는 “저수지 물이 예년보다 빨리 줄어들면서 저수지 바로 옆에 논이 있는데도 모내기용 물을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장성호)댐물이라도 내려오길 기다렸는데, 언제까지 기다릴수 없어서 관정을 파 물을 대고 있다”고 밝혔다.
가뭄이 길어지자 전남도는 관정 확보 등 가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심한가뭄’ 상태인 구례군은 가뭄과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지난 26일 긴급대책회의를 개최했다.
현재 가뭄과 관련 기상청 관계자는 “6월부터 남서쪽에서 다가오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려 가뭄이 어느정도 해갈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